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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 손 끝으로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던 故이제승님을 추모합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8-06 10:37 조회6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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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소중한 가족이 유명을 달리하시어 비통한 소식을 전합니다.
2018년 8월 3일 오후 10시 3분께, 경희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확보와 IT 능력 향상을 위해 헌신한 이제승님께서 하늘나라로 돌아가셨습니다. 전날 오전 급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바로 옮겨졌지만, 의식불명상태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소천하셨습니다.

장례식장은 경희의료원 장례식장(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로 23, 지번 회기동 1-5번지) 203호이며, 8월 5일 일요일 발인이라고 합니다. 부디 한 분 한 분의 작은 마음으로 고인의 가시는 길을 따뜻하게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정보 소외 계층으로, 선택권이란 남의 이야기인냥 그렇게 받아들임에 익숙해져 지내왔습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위해 투쟁해야 했고, 때로는 좌절했습니다. 시각장애인 매킨토시 자조모임 <보이스맥(VoiceMac)>의 대표 이제승님이 보이스맥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글로 작성한 서두입니다.
그의 말처럼 장애인은 물리적 사회에서뿐 아니라 인터넷 사회에서도 소외되고 차별받아 왔습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싸워 온 당사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이제승님입니다.
7세 때 소아당뇨로 이후 실명하여 전맹 시각장애인이 된 이제승님은 사립 시각장애특수학교 한빛맹학교를 졸업한 후 평생교육, 사회복지를 전공하였지만, 전국의 장애인 정보검색대회와 스마트기기 활용대회에서 수차례 대상을 받을만큼 컴퓨터와 IT에 대한 관심과 재능이 남달랐던 그는 의식있는 당사자로서 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개선하는데 헌신하기 위해 2012년부터 웹 개발 및 접근성 기술 컨설팅 전문기업 SNC Lab 접근성팀의 선임연구원으로 일해 왔습니다.
그는 정보접근권 외에도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위한 투쟁이라면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2006년 시각장애청년들과 함께 전국시각장애인청년연합을 창립, 조직부장으로서 시각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권리침해에 대항하고 생존권 확보를 위해 투쟁을 이끌었습니다.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12년 현 강윤택 소장이 취임하고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동작구 분사무소로 상도역에서 새롭게 시작했던 처음 그 때부터였습니다. 2013년 우리동작 접근성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그는 온라인에서 페이스북 페이지 <보이스맥 스터디 그룹>을 개설하고 시각장애인의 매킨토시 활용을 위한 자료를 공유하고 직접 녹음강의를 게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며 관심있는 동료들을 모아가던 이제승님은 우리동작을 기반으로 하여 오프라인 자조모임 <보이스맥>을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자조모임 <보이스맥>은 이제승님을 필두로 매킨토시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에 대한 폭넓은 주제를 중심으로 초보자에게는 직접 교육을 하기도 하고 지속적인 세미나, 신제품 답사 등의 활동을 이어가며 정보화의 급류 속에서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부단히 달려오면서 최근 애플코리아와의 협약이 이루어져 장애인당사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까지 논의되는 단계에 와 있었습니다.
이제승님은 정보소외계층인 시각장애인의 IT 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2010년 시각장애인 스마트폰 사용자모임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여 중도실명 장애인을 포함한 시각장애인들이 동료 간 정서적 지지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스마트폰 및 정보화기기를 능숙하게 다룸으로써 성공적인 자립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2015년 운영위원회 당사자대표로 선출된 이제승님은 중증장애인의 연대와 자립생활의 중심이라는 우리동작의 신념을 바탕으로 센터의 투명하고 성장하는 운영을 위해 지금까지 함께 해주셨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주고, 값을 따질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기고 떠난 이제승님에게 우리는 갚아야 할 빚이 많습니다. 그의 짧은 생애 뒤에 우리에게 남은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가슴 속에 아로새기며 그의 문장을 인용합니다.

“무언가에 종속되고 선택이 박탈되는 세상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로 남겨두려 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작을 당신과 함께 하려 합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가지고 계속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기 위해…“

이제승님. 당신의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지만 당신의 의지와 갈망을 간직하고 우직하게 나아가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故이제승 -

1977년 12월 9일
1998년 2월, 한빛맹학교 졸업
 평생교육, 사회복지 전공 (평생교육사 2급, 사회복지사 1급)
2004년 ~ 2012년, 정보검색 및 스마트기기 활용대회 수상
2006년 전국시각장애인청년연합 창립 멤버 및 조직부장
2012년 11월,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가입
2010년 ~ 현재, 시각장애인 스마트폰 사용자 모임 카페 운영자
2012년 ~ 현재, SNC Lab 접근성팀 선임연구원
2015년 ~ 현재,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운영위원
2015년 ~ 현재, 정보접근사용성포럼대표
2018년 ~현재,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접근성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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